요즘 인터넷을 둘러보다 보면 '공황장애' 관련 글이 자주 보이더라고요.

저도 지금은 30대 중반 남성이지만 20년 전? 중학교 때 공황장애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혹시 이 포스팅을 읽는 분들 중에 공황장애를 겪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도움이 되시지 않을까 해서 경험을 토대로 작성해봅니다.

고통

 

저는 전문가도 아니며, 제가 느낀 감정적인 부분들이 치유되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이니 참고해 주시고 읽어주세요.

공황장애는 보통 여성분들이 많이 겪게 되는 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우울증과는 다르다고 하는데.. 저는 우울증은 걸려본 적은 없고요, 평소에도 우울하다고 느낀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습니다. 우울증이 공황장애보다 무서운 병이다 심각한 거다, 아니다 공황장애가 더 무섭다 말들이 많은데

저는 공황장애만 걸려봐서.. 우울증은 어떤 증상인지 잘 모르겠지만, 궁금하지도 않아서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공황장애도 앓고 있는 사람에 따라 심각한 병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멘탈) 문제이니까요..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기억나는 대로 써 내려가겠습니다.

제가 처음 공황 증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중학교 2학년? 때쯤이었던 거 같습니다.

중학교 1학년(14살)까지는 성격도 활발하고 친구들하고도 잘 어울리고 했었는데,

2학년 올라가서부터는 점점 성격이 내성적이게 바뀌게 됐던 거 같습니다. 만화책 보는 거 좋아하고 혼자 집에서 컴퓨터 게임하면서 즐기는 걸 좋아했죠. 그전까지는 밖에서 노는 걸 좋아했습니다. 한데 제가 엉뚱한 면도 많았고 사고도 많이 치고 그래서 주변 어른들에게 혼나기도 하고 형들에게도 싹수없다고 맞기도 했었습니다. 그 영향인지 점점 성격이 조심스러워지고 밖에 잘 나가지 않았었죠. 그렇게 15살 때부터는 횡단보도 앞에 서서 기다릴 때도 괜히 서있는 자동차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고 얼굴도 이유 없이 빨개지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 발표 같은 거나 주목받는 것도 싫었고 무엇보다도 얼굴이 이유 없이 빨개지는 게 싫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대인기피증'이 생겼던 거 같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친구가 잘못을 했는데도 제가 괜히 얼굴이 빨개지는 경우?

예를 들어 학교에서 누군가 같은 반 학우의 물건을 훔쳤는데 담임선생님께서 그 상황에 대해 말씀을 하시면

나는 모르는 일이고 물론 훔치지도 않았지만 괜히 내 얼굴이 빨개져서 담임선생님께서 저의 그 모습을 보고

교무실에 불려 간 적도 있었죠.. 하..ㅋㅋ

오해는 풀었고, 범인인 친구는 누군지 잡히질 않았던 거 같습니다

 

그런 불편한 학교생활을 보내다가 3학년 여름방학 때였을 겁니다.

남들이 보기엔 좀 웃기긴 할 수도 있겠지만..

잔인한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더군요

어린 나이(?)에 아직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이 죽는 장면들을 보니 '공황상태'가 온 거 같은데..

예전에는 잔인한 영상을 봐도 아무렇지 않다가 그날따라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공포감에 심장이 두근두근 하더군요

결국 영화는 끝까지 감상은 하지 못했고, 한 보름쯤 지났었을 겁니다.

만화책을 보던 중 또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더라고요. 잔인한 내용의 만화도 아니었습니다.

공상과학? 그런 내용의 만화책이었던 거 같은데..

 

이번엔 심장이 계속 뛰고 식은땀도 나고 누워서 책을 보고 있었는데 벌떡 일어나서 안절부절못했었습니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니까 이러다 심장이 터져서 죽는 건 아닐까? 왜 그럴까 이유도 없이

그냥 정말 이유 없이 공포감을 느낀 것도 아닌데 심장이 쉬지 않고 빠르게 뛰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자각'을 못했던 것일 뿐 어떠한 무서운 상상들을 했던 거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몇 시간이 지나도 진정이 되지 않자, 그때가 새벽이었던 거 같은데.. 부모님에게 말씀드리고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진정제? 같은 링거를 맞으면서도 전혀 진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진료해 주시는 의사분께서 오시고

제 증상들과 정황을 말씀드렸더니 '공황장애'가 온 것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의사분께서 계속 뭐라고 말씀을 해주시는데 들리지도 않았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응급실에서 링거 맞고 약을 처방받고 집으로 가서 잠을 잤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 잔 거 같고, 잠에서 깨서 눈을 뜨면 눈뜨자마자 또 심장이 두근두근 되고

진짜 하루하루가 정신이 미쳐 버릴 것 같은 날들이었습니다.

TV를 봐도 컴퓨터 게임을 해봐도 집중이 안되고 계속 이유 없는? 알 수 없는 공포감과 불안한 마음. 걱정

심장이 계속 뛰기 때문에 심장이 터져서 곧 죽겠구나.라는 생각들 때문에 더 심장은 뛰고 그래서 전혀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미칠 것 같고, 두려움에 눈물도 많이 났습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죽으면 편할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죽을 용기는 없었습니다..

 

진짜 이유 없는 불안감. 아니, 애초에 심장이 하루 종일 계속 빠르게 뛰는 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런 생각들이 더 들었던 거 같습니다.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는 것 같았고.(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무신론자'입니다. 하루하루 지옥 같은 생활 때문에 성격 책도 구해서 읽어보기도 했고, 신이 정말 있다면

제발 좀 이제 그만 좀 낫게 해달라고 기도도 해보고 별짓을 다했던 거 같네요.

그러다 한 달 정도 지옥 같은 시간이 지났을 때, 문뜩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마음을 좀 더 강하게 먹어보자.

마인드를 바꿔보자 "심장은 원래 뛰는 거다.", "심장은 쉽게 터지지 않는다", "이러다 죽으면 죽는 거지"

그러다 보니 생각이 생각을 낳는다고.. 사후세계는 어떤 곳일까, 죽으면 어디로 갈까. 사람은 왜 태어나서 사는 걸까.

이 세상은 사실 가짜가 아닐까? 애초에 진짜는 무엇일까?

ㅋㅋ.. 이런저런 많은 생각들을 해봤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죽을 용기도 없으며, 어차피 살아가야 된다면 그냥 받아들이고 지냈던 거 같습니다.

방학이 끝나고도 한 달 정도 늦게 등교를 했었는데 학교에 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이야기를 계속하려고 했던 거 같습니다.

왜냐하면 혼자 있으니 잡생각도 많이 들고 더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죠.

기억이 잘 안 나지만 학교 다니면서도 심장이 이유 없이 빨리 뛰는 건 그대로였던 거 같습니다.

아니면 제가 '심장이 뛴다'라는 생각이 너무 머릿속에 박여있어서 그렇게 느꼈던걸 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약을 처음에 처방받고 일주일 정도만 먹고 먹질 안았습니다.

하지 불안증? 도 왔었고 잠이 많아지는 거 같아서 무엇보다도 약에 의존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약이 없어지면, 약이 끊긴다면 나는 지옥 같은 삶은 보내야 한다?라는 생각들을 하지 않으려고 했던 거 같아서 그랬던 거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약을 먹었다면 좀 더 일찍 호전됐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별 차이 없을 거 같다고 생각이 드네요.

왜냐하면 저는 약을 복역 중에도 지옥 같았으니까요.

 

공황장애가 오고 반년이 지났을 때 즈음 꽤 많이 괜찮아졌었습니다.

아니 거의 완치됐다고 했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지내다 보니 공황장애에 대한 생각들이 나질 안았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몇 년 뒤 까지는 가끔가다가 공황상태가 다시 올 때가 있었습니다.

20대 초반? 까지는 갑자기 또 이유 없이 심장이 뛰는 일이 있었는데 (수십 번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뭐야? 또 공황장애? 지옥 같은 생활? 얼마나 더?"

"아니야. 이건 잠깐 그러는 것뿐이야." "난 약 없이도 견뎌내었잖아."

하면서 잠깐 몇 초? 길면 1~2분? 지나니 심장박동 수가 점점 괜찮아지면서 다시 평소대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버스를 탈 때 (고속버스, 시외버스, 지하철) 문뜩, "지금 이렇게 달리다가 내가 멈춰달라 하면 멈출 수 있을까?"

이런 잡생각을 하다가 공황상태가 왔었는데.. 지금까지도 공황상태가 오는 이유는 당최 모르겠네요..

내 생각대로 안되면? 강박증 같은 건가..

 

그래서 지금까지도 잡생각 들면 안 하려고 하는데.. 사람이 어떻게 어떤 생각이 드는데 안 하려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

최대한 안 하려고 하긴 했습니다.

 

요즘도 운전을 하다가도 커다란 대교 같은데 진입하기 직전에

가끔 공황상태 가 오려고 할 때가 있는데.

저는 이제 하도 수십수백 번을 겪어서인지 뭔가 '신호'가 오면 일부로 옆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창문을 여는 등

공황상태 발동(?)을 억제해 버립니다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게 제일 효과 있었던 거 같고요, 사람이 없다면 혼잣말을 하던 노래를 부르던 하면 도움이 됩니다..

 

음.. 지금은 최근 한 5년? 6년 이상 동안은 한 번도 공황상태가 오지도 않았고요,

잔인한 거 고어한 거 잘 봅니다. 죽는다는 상상들 공상과학 좋아합니다..ㅋㅋㅋ

뭔가 멘털이 강해진 거 같은데..

 

죽음? 두렵습니다. 하지만 지금 갑자기 인류가 멸망한다 하더라도 덤덤하게 준비를 하고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글을 막 써 내려가다 보니 두서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 공황장애를 겪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말씀해드리고 싶은 건

 

제 글을 읽으시면서 진정성이 느껴지셨다면, 제 말을 믿어보시겠어요?

무조건 완치됩니다. 공황장애가 지나고 나면 멘털도 더 강해집니다.

걱정 마세요. 혼자만 걸리는 병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도 다 걸려봤고 완치가 되는 병입니다.

마음을 강하게 먹으세요 어려운 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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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드아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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